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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과 신관우 교수, 손상된 장기에 붙이는 '세포 스티커' 개발

조회수 : 1341 등록일 : 2015.07.01 14:20

진정한 도공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도자기를 과감히 깨버린다.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숱한 시행착오를 마다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다. 손상된 장기와 피부에 붙여 치유를 돕는 ‘세포 스티커’ 제작 기술을 개발한 화학과 신관우 교수에게서도 이러한 도공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서강소식 Weekly가 ‘사람이 만드는 인공 세포’라는 꿈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신관우 교수를 만나 보았다.

 

 신관우 교수와 하버드대 바이오질병연구소의 공동 연구팀은 손상된 장기와 피부의 회복을 돕는 ‘세포 스티커’ 개발에 성공하였다. 지금까지 손상된 장기와 신경을 회복하기 위하여 제작된 많은 보형물들이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인체에 거부 반응을 일으켰던 반면, 신관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세포 스티커’는 세포-단백질 그물망을 스티커처럼 원하는 위치에 손쉽게 부착할 수 있어 거부 반응 없는 효과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괄목할만한 연구실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신관우 교수는 학문 간 장벽을 뛰어 넘는 융합연구를 가장 먼저 꼽았다. 화학뿐 아니라 의학, 물리학, 생물학 분야의 연구진들과 공동 연구를 시행한 것이 세포 스티커 개발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세포만이 아니라 조직, 장기, 인체에 대한 복합적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어요. 이를 위해서는 여러 학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학문에 정통한 전문가들과의 협업, 그리고 그것을 완성체로 집대성하기 위한 본인 스스로의 끊임없는 노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이번 연구 성과는 서강대와 하버드대의 공동 연구를 통해서 얻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 과정을 "처음과 끝이 서강이요, 중간은 하버드였다"라고 표현했다.

 시작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백질이 스스로 결합하는 현상을 우연히 확인한 신 교수는 고민에 빠진다. 이것을 학계에 바로 발표할지, 아니면 후속 연구를 통해 좀 더 파헤쳐볼지를 두고 고심한 것. 하지만 당시 본격적으로 실험 및 검증을 할 수 있는 장비가 확보되지 않아 연구결과 발표를 미루었다. 그러던 중 2010년,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학생(안승국 연구원, 당시 석사과정)을 만나고 연구재단으로부터 연구비와 장비를 지원받게 되어 연구를 재개하게 되었다.

 2012년 신관우 교수는 하버드대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활용하기 위해 해당 연구팀에 공동연구를 제안하였다. 하버드대 바이오질병연구소가 이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동연구가 시작되었다. 신 교수와 함께 하버드대를 찾은 안승국 연구원은 하버드대 박사과정으로 남고, 대신 하버드대의 연구자들이 서강대에 와서 연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정식으로 교내에 서강-하버드 질병 바이오물리 공동연구센터를 설치하여 더욱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이번에 ‘세포 스티커’ 개발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올 6월에는 하버드대의 박사급 연구진이 서강대로 파견 올 예정이에요. 우수한 연구는 해외의 최고급 인력들을 국내로 오게 하는 계기가 되고, 국내의 우수한 학생들을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에 파견 보낼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줍니다.” 긴 시간 동안 연구를 이끌어 나가며 여러 학문적 난관에도 굴하지 않았던 신관우 교수와 안승국 연구원이 있었기에 하버드 연구진과의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대내외 여러 언론과 잡지에 소개되며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향후에도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피부재생용 세포 스티커의 실용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강에서 계속 획기적인 연구 성과가 나오기 위해 학생들이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지 신관우 교수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학생들이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빨리 깨닫고 집중적으로 노력했으면 합니다. 또한 R관의 작은 연구실에서 자신의 석박사 논문만을 위해 땀 흘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연구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들과 견주는 컨텐츠를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를 가지기를 바래요."

 서강대 동문(화학 88)이기도 한 신 교수는 서강의 다전공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저 역시 학부를 다니면서 화학뿐 아니라 생물학, 물리학, 그리고 재료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었어요. 그러한 공부들이 밑거름이 되어 오늘의 연구에 이르렀죠.” 서강의 학풍에 충분히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고 강조한 신 교수는 마지막으로 시행착오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작은 결과를 얻었을 때 빨리 보고하고 성과를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것이 실용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보일 수 있는 다양한 결과가 모일 때까지 참을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해요. 요즈음은 기업이든 정부든 단기간에 성취할 수 있는 실적만 요구하는데, 진정한 성과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 작은 연구가 종합되어 만들어지는 겁니다."

 2002년 당시 그의 우연한 발견이 작은 논문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어땠을까. 만약이지만, 하버드대와의 협업도, 서강 연구진들의 소중하고 치열한 연구도, 나아가 의료계의 희망이 되는 성과도 없었을지 모른다. 작은 것 하나 허투루 보지 않는 신 교수의 혜안이 미래를 꿰뚫는 듯 느껴졌다. 가까운 미래에 ‘사람이 만드는 인공 세포’라는 신관우 교수의 꿈이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오대권 (학생기자, 신방 15) odragon@sogang.ac.kr

사진  │ 김수완 (학생기자, 국문 13) swank235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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